남자들은 어디로 갔나?
교회 안에서 남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최근 들었던 이야기들 중에 가장 가슴아픈 한마디 중 하나를 먼저 소개한다.
" 예전에는 오빠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만들던 남자들이 있었다. 요즘은 글쎄..."
정말이지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제기를 시작할 때 밝혔듯이 어째서 교회 안에 남자들이 자꾸 실종되고 있는지에 대한 웃지 못할 하소연은 여자들에게도 충격이거니와 아직 교회를 떠나지 않은 남자들에게 더더욱 충격적인 생각이며 이는 적어도 아직 예수 그리스도를 최고 가치라고 관념적으로라도 여기며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현실적인 난관이기도 하다.
불과 10년 사이에 일어난 이 거대한 성비의 불균형이 마치 교회는 늘 그랬었고 교회에는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안일한 관계자들이 있다면 그는 한국교회에 거의 관심이 없거나 최소한 정보가 없는 사람이다. 아직도 여성에 대한 안수를 거부하고 있는 교단이 장자교단을 운운하고 있는 한국교회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사역자들의 위상을 소위 영적남성우월주의 정도로 생각하는 작자가 있다면 나는 그런 사람과 그리 말을 섞고싶지 않다.
1. 남자들이 없다?
알지, 우리 브라우니도 알어 그건!! 근데!!!
없어도~ 너~~~~~~~~~~무 없어!!!
결론적으로 말하자. 그렇다. 이는 이미 심각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는 교회가 있든없든 현실이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크리스천 이성교제에 관한 책들 중에 몇몇 역시 고발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어떤 국소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출발이자 이것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논리적으로든 강요로든 그 모든 기독교적 이성교제의 내용이라며 떠드는 태반의 이야기들이 그저 허무한 메아리가될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언급하고 넘어가려 한다.
남자가 없다, 왜 그럴까?
아주 간단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상대적으로 남자들보다 여가시간(사실 이것이 어찌 여가란 말인가? 그저 불평등한 사회적 기회의 박탈로 인해 야기되는 반작용일 따름이다.)이 허락되는 여자들은 교회활동에 대해 거리끼는 제약이 남자들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다. 그러나 시간이 갈 수록 이 역시 모든 여자들에게 혀용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특정직업군(교직,공직,전문직특수)이나 전업주부, 또는 학생군과 백조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그외에 직업적 특수상황 때문에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공동체에서 기본적으로 그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여자들이 존재한다.
어쨌든 이 기존 공동체에서의 운신의 폭이란 무엇인가?
소위 교회를 섬긴다. 교회에 충성한다는 고상한 표현으로 개인의 신앙적 성숙도 따위를 재는 기준이 되며 그와 대비해 그 자신의 공동체적 영향력의 정도가 결정되는 아주 웃기는 구조적 양태, 그와 관련한 일체를 말한다. 물론 그 역시 파워게임 속에서 이미 한계가 분명하지만 말이다.
이것이 증명하는 사실, 공동체의 인정과 그 자신의 영향력이 결정되는 모든 조건에서 남자들이 여자들(또 일부 여자들에 비해)보다 너무 불리하다는 사실이다. 그게 뭐가 억울한 일이냐고 타박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 따위로 물타기를 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제발 그쳐주기 바란다. 성경은 그렇게 인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성경적 논리를 잘 따르는 공동체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너무 멀리 가버린 공동체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가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전공서적을 꺼내들고 싶지 않다.
남자는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버틸 힘이 없다.
자신을 만나주신 하나님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할 말재주도 없고 자신의 신앙을 증명할 길이라고는 그저 얼마나 교회에 처박혀있느냐를 빼고는 아무것도 없는 현실을 헤쳐나갈 센스도 없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절 중 수많은 날들을 허비하고 나서 교회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둘 중 하나다.
차라리 신학을 하라가 아니면 계속 섬겨달라.
러시안룰렛보다 잔인한 이 게임을 10년 이상 계속할 수 있는 초능력자는 없다. 설령 살아남았다하더라도 그는 다른 남자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동물이거나 결국 사역자의 길을 간다.
결국 일정 기간이 지나고나면 남자들은 생각보다 빨리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것도 이대로 교회에 다닐 것이냐 말 것이냐가 달린 결정이다.
왜냐하면 남자들은 권력싸움에서 자유롭지 못한 동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정받고 싶어하고 군림하길 좋아하지 세월과 노력에도 상관없이 남을 섬겨야 하는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그 수많은 목회자와 선교사, 및 관련 비정규직 사역자들의 삶은 뭐냐고?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 이 설명이 처음부터 이해가 될까? 암담하다.
그들은 이미 선택을 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그들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이다로 설명을 대신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선택을 한 사람들이나 하지 않은 사람이나 교회 안에 남아있는 남자들이 여자들인 당신들에게 참으로 곤혹스러운 사람들이다라는 말은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줄 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짝이 있거나 곧 생길테니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이 단순하고도 아무것도 아닌 마음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로 남자들의 대부분이 교회에 남아있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말도 안된다. 동의할 수 없다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설명을 시작하겠다.
2. 남자들의 선택?
심지어 난 뚜껑도 열었다구!
근데 왜 날 알아봐주지 않는 거뉘~
이 하나의 데이터가 말해주는 불편한 진실
(단순히 비용차이를 봐라! 하는게 아니다. 부가설명이 필요한 분은 개인적으로 의뢰하시라.)
최근들어 심화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로 인한 계층 불화에 대해 그런 건 없다고 말할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런 거대담론이 우리에게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그게 왜 이성교제나 인식, 결혼문화에 영향을 주는지 세심하게 분석하고 알려주지 않는 교회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다.
묻자, 교회는 다른가? 아니! 단호하게 말하지만 똑같거나 더 지독하다.
거기, 좀... 읽어는 봤니?
남자들 스스로가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그런 아귀다툼 속에서 그들은 스스로를 거의 탈진시킨다.
까봐야 슈퍼맨 아니므니다...
넌 이미 닿을 수 없다.
소위 청년리더들로 대변되는 몇몇의 형제들이 누리는 상대적 영광에 자신의 아까운 인생을 걸고 도박할 자매들이 더 늘어나질 않기 바라지만 그저 희소성이라는 이유에서 벌어진 이 사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골치아픈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영광을 얻어낼 수 있는 자매들이 극소수임은 아마 당신들이 더 잘 알 거다.
아는 것도 힘들지만 아는대로 사는 건 거의 악몽에 가깝다.
헌데 신앙의 정수라니... 비전의 사람이라니... 당신들은 그에 관한 명확한 관점을 갖고 있는가? 레알?
교회는 그들을 향해서 세상을 이기라,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라 말했지만 그들이 느끼는 건 잠깐의 희열과 긴 곤욕이다.
그들이 구석으로 찌그러지는 것을 신앙의 미성숙이요, 믿음없음의 표상으로 모는 것은 고문이다.
오해하지마라........ 오빠, 마음만은 시온의 전라도 영광이다.
(남아있는 애들 중에 더 아무 생각없는 애들이 많다는 건 다들 알잖나?)
그리고 최소한 개념이 있고 권력관계를 꿰뚫어볼 줄 알며 어떤 것이 교회를 다니는데 더 도움이 되는지 잘 아는 작자이기 십상이다. 그래서 수평이동을 하고 차라리 개인의 스펙에 충실한 기간을 갖고 되돌아온다.(만약 그게 아니라 그저 그런 놈이고 신앙적인 관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놈이라면 글쎄 그런 놈을 두고 왜 고민인가? 그것도 당신 짝으로?)
남자들이 불편해할 수밖에 없는 권력관계의 파워게임을 순종의 미덕으로 바꾸고 강요하는 일이 그치지 않고 그들의 성향이나 필요에는 관심이 없고 배려하지 않는 목양에 희생양으로 삼는 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한다.
선천적으로 영적권위를 부여해줄 줄도 바른 사랑의 행동양식도 그것이 얼마나 좋은지 왜 해야 하는지도 깨닫지 못한 남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전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고 바로 진일보할 수 있다고 믿는 건 만용이다.
그들 삶의 방향성에 대한 롤모델들의 실종, 하다못해 다양한 직업교육의 부재, 그저 밑빠진 독에 물붓는 듯 보이는 봉사활동의 늪이 그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더더욱 그러한 모든 부조리를 몸으로 받아가며 고난의 자리, 낮은 자리에서 인생을 저당잡혀온 남자들 중에 당신들이 그 성실함이나 뚝심만을 보고 좋은 점수를 줄 여자들... 실제로 없다.
왜냐하면 현실을 이겨내기에 이 무한경쟁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너무 연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이 배우자의 존재를 통해 결정되고 만다.
그래서 실제로 많지도 않지만 그들 중 대부분이 여자들에게 가는 도중에 아웃오브안중의 함정에 빠진다.
그들이 교회를 떠날 이유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